솔직히 말해서, 대만에 살면서 중국이 공격해올 가능성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전쟁은 내 리스트에서 최우선 순위가 아니다.
내가 더 두려운 것은, 이 나라의 시스템이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에너지 정책만 봐도 그렇다.
“탈원전”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공기 오염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정작 필요한 원자력 안전과 기술에 대한 냉정한 논의는 정치적으로 억압되고 금기시되고 있다.
“녹색 에너지”는 특정 업체에 이익을 몰아주는 수단이 되었고, 심지어 조직폭력배와의 연계 의혹도 나오고 있다.
“사랑으로 발전하자”는 구호는 이제 “폐로 발전한다”는 현실로 바뀌었다.
사회 보험 제도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개혁을 외치지만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보조금, 건설 프로젝트, 경기 부양책 등 예산은 쏟아지는데 문제는 그대로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정부가 국민의 세금을 이용해 자기 홍보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 홍보”라는 이름으로 친정부 언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정권 이미지를 포장하고,
반면에 비판이나 견제에는 “친중”, “반대파”, “대만을 사랑하지 않는 자”라는 딱지를 붙인다.
정부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배신자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결국, 내가 진짜로 두려운 건 미사일이 아니다.
선택의 자유, 신뢰,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적이 오기도 전에, 우리가 우리 자신을 먼저 무너뜨리는 건 아닐까?
세상을 바꾸는 건 어렵고, 타인을 바꾸는 건 더 어렵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 그게 작은 자유를 지키는 첫걸음이다.
이런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을 바꾸면 신이다. 남을 바꾸려 하면 정신병자다.”
농담 같지만, 경고처럼 들린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이 사회가 잠들기를 바라는 그 순간에도 깨어 있으려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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